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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도시의 문제점

by 정보도우미 202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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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공중도시라는 개념 자체가 로망과 스토리에 필요해서 등장하는 거지, 실제로 효용성이 있어서 등장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나중에 지구가 포화상태가 된다면 미래의 아파트 비스무리하게 각광받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지하 도시, 해저도시, 우주 거주구가 훨씬 현실성 있고, 그 정도로 못 버틸 스케일이 되면 차라리 행성도시로 가는 게 비용 대비 효율도 좋아서 공중도시는 절대 안 나온다고 봐도 좋습니다.

가끔 가다 공중도시를 때려부숴서 떨궈버리려는 反공중도시파들도 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기어코 성공하기도 합니다.
안전성: 공중도시는 말 그대로 공중에 떠있기 때문에 도시 바깥은 황천길이나 마찬가집니다. 잘못해서 사람이 떨어지면 그대로 사망 확정입니다. 만약 공중도시 전체가 추락하면 일단 추락지점과 그 주변의 넓은 반경이 무사하지 못합니다. 도시 정도 되면 직경 5km짜리 운석도 아득히 넘어가니 그 파괴력은 비교가 안 될 것입니다. 게다가 그 위에 있는 사람들도 멀쩡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무척 커다란 공중도시가 추락한다면 마치 공룡처럼 진짜로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기후 문제: 공중도시가 떠 있는 대류권은 날씨가 변화무쌍하며 특히나 태풍 같은 격렬한 기상현상이 일어나면 도시의 존속이 위태위태해집니다. 도시 전체에 돔을 씌우고 공기를 집어넣으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지는 모르지만, 돔 자체가 하늘 위에서 멀쩡히 버틸 수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도시 전체에 씌우려면 면적이 무척 넓어야 하기 때문에 받는 피해도 커지고, 돔에 조그만 구멍 하나라도 생긴다면 금방 공중도시는 막장 테크를 타게 됩니다.
기압: 공중도시의 고도가 성층권까지 올라간다면 기상현상에 의한 문제는 거의 없어집니다. 그런데 고도가 높아질 수록 기압과 산소 분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 정도의 높이가 될 경우 이제는 기압과 산소 농도가 문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산소호흡기 같은 장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생리적 한계고도는 해발 5200미터 정도이고, 신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잠시나마 머무를 수 있는 고도도 7000미터 정도가 한계입니다.[2] 이런 상황에서 에베레스트보다 한참 더 높은 곳에서 사람이 멀쩡하게 살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일단 공중도시가 실현될 정도라면 그 공기부족을 무마시킬 뭔가 유지보수가 적게 필요한 초월적인 수단 정도는 하나둘 있을 것이지만, 그래봤자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해결책이라면, 사실상 저궤도 우주 거주구가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의외로 동력 문제에 비해서는 그렇게 크리티컬하지는 않은데, 호흡계통만 어떻게든 보전한다면 사람의 몸 자체는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한 적응시간만 가지면 0.3기압부터 5기압까지는 맨몸에 가까운 상태로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스킨스쿠버 등을 하면 가벼운 레저 목적으로도 2기압부터 3기압까지의 압력을 맨몸으로 얇은 슈트 하나 걸치고 받게 됩니다.[3] 우주공간에서의 기압요건 문서에도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요약해서 말하면 0.3기압 정도까지는 밀폐구조의 여압복 없이 공기호흡기 마스크만 뒤집어 쓰고(한마디로 소방관이나 스킨스쿠버 장비 정도만 가지고도) 외부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4] 또한 실내 압력은 국제선 여객기 객실 압력에 해당하는 0.8~0.85기압 정도로 셋팅한다면 우주공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의 밀폐장비와 훨씬 얇은 수준의 외벽으로도 가압된 공간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5]
물 공급 문제: 기본적으로 도시에는 수도가 설치되어 물이 공급되어야 하는데, 공중도시는 말 그대로 하늘에 떠있기 때문에 수원이 없어서 물을 공급받을 곳이 없습니다. 이미지처럼 부유도에 지어진 공중도시라면 어느 정도 가능할 지 모르지만, 결국 한계가 있습니다. 지상에서 일일이 물을 실어올 수도 있겠지만 매우 번거롭고 비용도 막대하게 들 것입니다. 빗물을 받거나 우주 정거장처럼 이미 사용한 물은 물론 습기까지 모조리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건 소규모 그룹에서나 통하는 거지 도시 규모가 되면 한계가 생깁니다.
식량 문제: 당연히 사람은 먹어야 살 수 있으므로 식량 생산은 필수입니다. 그런데 공중도시에서 식량을 어떻게 공급받을 수 있을까요? 만약 공중에 말 그대로 공중'도시'만 있다면 당연히 식량도 도시 내에서 생산해야 하는데,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기 충분한 만큼의 땅이 모자랄 것입니다. 공중도시라서 바다 같은 건 구경도 못 합니다. 하다못해 새를 잡으려고 해주셔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대형 식물 공장을 세우든지 인공 영양소를 만들어낸다든지 할 수 없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아사할 것입니다. 다만 2020년 현시점에서 이 문제는 여기 거론된 문제들 중에선 가장 사소한 문제라고 볼 수도 있는데, 공중도시를 만들 정도의 기술력이라면 에어로포닉스와 배양육 기술로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 바로 위에 상술한 물 공급 문제에 안 걸린다면 말이다(...).
폐기물 문제: 쓰레기, 하수, 오물 핵폐기물 등을 하늘 위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공중도시인데 땅에다 묻는 건 말도 안 될 일이고, 태웠다가는 공해를 직통으로 맞는데다 잘못해서 불이 옮겨붙으면 그대로 대화재입니다. 물질 조작 기술까지 가지 않으면 재활용에도 한계가 있고, 모아서 압축하면 양을 줄일 수는 있으나 없애지는 못하므로 결국 쌓이게 됩니다. 그럼 그냥 공중도시 바깥으로 버리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는데 그럼 높은 고도를 뜷고 지상에 내려와서 폭탄과 다름 없는 효과를 낼 것입니다. 핵투발 플랫폼 맞다니깐? 그래서 공중도시의 하수나 오물 등은 지상의 사람들이 다 뒤집어쓰게 된다는 농담도 있습니다. 사실 그냥 뒤집어쓰면 다행이고 보통은 그대로 투척물에 맞아 죽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 공중도시는 도시 경계선에 팻말을 세워두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파이브 스타 스토리에 나오는 플로트 템플의 "위험! 여기는 상공 3000m 입니다. 쓰레기를 투척하지 마십시오." 같은 식으로.
단, 은하 제국급 스케일이 나오면 SF 수준에서는 말이 될 수는 있습니다. 지금도 미국 정규 항공모함(10만톤급)이나 최대 컨테이너선(30만톤급), 유조선(60만톤급)은 작은 해상도시에 비유할만한 스케일인데, 은하구급 문명의 스케일과 기술력으로 대형 수송기를 대기권 내에 상주시키고 그보다 작은 수송기들에게 보급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면 상술한 문제점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정도 스케일이면 주 거주구역은 행성도시와 링월드 같은 게 담당하고, 공중도시는 어디까지나 현실의 항공모함, 유조선, 정찰기처럼 특정 임무를 위해 (전체 규모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로 운용하는 물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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